경북 김천에서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양정렬(31)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양정렬은 처음 본 남성을 살해한 뒤 피해자의 신분증과 지문을 이용해 6000만 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12일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양정렬의 이름, 나이, 사진을 30일간 공개한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은 구속 이후 지난 5일 촬영된 머그샷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신상 공개 결정에 대해 이의가 없다고 진술해 별도의 유예 기간 없이 바로 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양정렬은 지난달 12일 경북 김천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남성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양정렬은 오피스텔 주변을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가, A씨의 집 앞에서 기다렸다. A씨가 "나가라"고 요구하자 이를 계기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서로 전혀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피해자 신분증과 지문으로 대출

범행 이후 양정렬은 A씨의 신분증과 현금카드를 이용해 병원 치료비와 숙박비, 편의점 물품 구매 등으로 수백만 원을 소비했다. 이후 피해자의 계좌 잔고가 바닥나자, 피해자의 지문을 이용해 휴대전화로 6000만 원을 대출받았다. 피해자의 시신은 랩으로 감싸진 채 주거지에 방치됐으며, 외관상 심한 훼손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부모가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며 사건이 시작됐다. 양정렬은 A씨의 휴대전화로 "집에 없다"거나 "통영으로 간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피해자인 척 행동했다. 그러나 결국 경찰이 증거를 확보하면서 범행을 인정했다.

검거 직전, 양정렬은 자신의 부모에게 "사람을 죽였다. 자살하겠다"고 말하며 소동을 벌였다. 부모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으나, 초기에는 혐의를 부인했다. 이후 경찰이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자 범행을 시인했다.

검찰은 "양정렬의 범행은 극도로 잔혹하며, 피해자와 전혀 관계없는 무차별적 강도살인"이라며 "공익적 차원에서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