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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배 수확기 폭염 후폭풍…수급불안·값 급등 ‘도미노’
  • 해루미 브론즈 관리자
  • 2024.12.26 14:37 조회 42

출하 급감…대과·정품과도↓
‘신고’ 15㎏들이 10만원 육박
저장성 떨어져 물량공백 우려
정부, 설 대비 안정공급 유도


설(1월29일)을 한달가량 앞둔 가운데 저장배 시장이 요동치면서 설 수급에 경고등이 켜졌다.

경락값 한상자당 10만원 육박=23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신고’ 배는 15㎏들이 상품 한상자당 9만9885원에 거래됐다. 전일(8만6202원)과 견줘 1만3000원 이상 뛰었다. 지난해 12월 평균(6만4626원)보다는 54.6%, 평년 12월(5만8721원) 대비해선 70.1% 높다. 11월 배 경락값은 평균 7만2077원이었다.

시세가 치솟은 것은 배 주산지에서 전국적으로 발생한 수확기 폭염 피해로 공급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추석 때만 해도 작황이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봉지를 씌우는 배의 특성상 수확 후 선별 과정에서 햇볕데임(일소)과 열매터짐(열과) 피해가 뒤늦게 발견됐다.

이승환 중앙청과 경매사는 “물량도 많지 않을뿐더러 정품과 비중이 예년보다 감소해 특품은 15㎏들이 한상자당 12만∼13만원에 거래될 만큼 등급에 따른 가격 편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일주일(17∼23일) 가락시장 ‘신고’ 배 반입량은 17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2t)과 견줘 25% 줄었다.

올 생산량 지난해보다 2.9% 감소=배 생산량 감소는 국가통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통계청이 23일 내놓은 ‘2024년 가을 배추·무, 콩, 사과, 배 생산량조사 결과’에서 배 생산량은 17만8000t에 그쳤다. 지난해(18만4000t)보다 2.9% 감소했다.

앞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일 ‘12월 과일 관측’에서 추정한 예상 생산량(19만2000t)과도 크게 배치되는 결과다. 농경연은 ‘10월 과일 관측’에선 21만3000t, ‘11월 과일 관측’에선 19만5000t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박한울 농경연 과일과채관측팀장은 “이례적인 9월 폭염 피해를 반영해 추석 이후 예상 생산량을 줄여왔다”면서 “올해 대과 비중은 39.9%, 정품과 비중은 51.2%로 전년 대비 각각 12.7%포인트, 13.1%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나 추후 감모율이 커진다면 실제로는 이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산지 출하 계획에 비상=주산지는 출하 계획 수립에 비상이 걸렸다. 일각에선 내년 설 명절 이후부터 8월말∼9월초 햇배가 나오기까지 물량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충남 아산원예농협 관계자는 “농가들 사이에선 정품과 비중이 (농경연 관측치의 절반 수준인) 20∼30%에 그칠 것이란 예측이 많다”면서 “부패과가 많고 저장성이 떨어져 설 이후에 장기적으로 유지할 물량이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전남 나주시조합공동사업법인 관계자는 “농가마다 차이는 있으나 저장배 로스율(상품성 하락률)이 35∼50%에 달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면서도 “9월 이후 생산량 예상치가 계속해 빗나가면서 수급 상황을 섣불리 말하기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배농가들이 가격 상승에 대해 기대감을 키우면서 장기 저장 의향을 드러내고 있지만 배 선물세트 가격이 너무 높아지면 소비 저항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설 대목 가격 상승폭은 수요 변화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정부, 명절 수요 최소화하고 대목 이후 분산출하 유도=정부 고민도 깊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올 9월 충남 천안 평균기온이 평년 대비 6.2℃, 전남 나주는 4.8℃ 오르는 등 배 주산지에서 유례없는 폭염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설 대목에 공급 여건이 양호한 사과·포도 등으로 구성한 혼합선물세트 공급을 확대하고, 제수용 배는 낱개 판매를 활성화해 고정수요를 최소화한다. 물가안정용 ‘설 민생 선물세트’ 구색에 배를 제외하고 설 명절 농식품 할인지원 대상 품목도 사과·단감·포도 등으로 한정한다. 설 이후엔 배 계약재배 물량과 농협 보유 물량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공급이 이뤄지도록 돕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도매시장 등 주요 유통 현장에 상주해 과일 거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매점매석, 불공정 거래 등부정행위 현장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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