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이야기
[자유] 아사리판(阿闍梨判)
  • 좋은꽃들 실버 파트너스회원
  • 2025.02.04 10:31 조회 178

아사리판(阿闍梨判)

 

질서가 없고 제 주장만 난무하는

어지러운 상태를 가리키는 말은 많다.

 

먼저 속된 표현으로 개판을 가장 많이 쓴다.

상태, 행동 따위가 사리에 어긋나 온당치 못하거나

무질서하고 난잡한 것을 이른다.

 

   阿 : 언덕 아
   闍 : 사리 사
梨 : 배 리
       判 : 판단할 판

 

옛날 과거를 보는 마당에서 선비들이

질서 없이 들끓어 뒤죽박죽이 된

亂場(난장)에서 온 난장판도 있다.

 

이렇게 드러난 말뜻도 알 수 있고

유래도 뚜렷한 말과 달리 아사리판은

사전에도 올라 있지 않은 말이면서도

일상에서 흔히 쓰인다.

 

어원이라며 주장하는 몇 가지 중에서

우리말에서 왔다는 것을 먼저 보자.

 

빼앗거나 가로채다는 ‘앗다’의 줄기

'앗-‘에서 매김꼴씨긑 '을'이 붙고

그 아래 사람을 나타내는 '이'가 붙어

'앗을이'가 변해서 됐다는데

빼앗을 사람과 빼앗길 사람이 한데 어울려

무법천지가 된 것을 비유했단다.

 

일본말 '아사리(あさり, 浅蜊/ 천리)'라는

조개에서 어원을 찾는 것은 담긴 그릇이 흔들릴 때

'사그락 사그락' 소리가 난다는 데서

나왔다는 것이다. 蜊는 참조개 리.

 

이런 주장보다 더 솔깃해지는 것이

불교에서 왔다는 이야기다.

 

수행을 중시하는 小乘佛敎(소승불교) 종단에서

교육을 담당할 만큼 덕이 높은 스승,

또는 도가 높은 승려를 말하는

阿闍梨(아사리)에서 유래했다고 밝힌다.

 

아사리를 한역할 때 阿牀利(아상리),

혹은 阿遮利夜(아차리야)라고도 한단다.

사리 闍(사)는 ‘담 도’로도 읽힌다.

 

불교에서 나온 말 중에서 원 뜻과는

많이 변한 말이 상당히 많다.

 

학승과 사무를 맡은 승려 理判事判(이판사판)

막다른 데 이르러 어찌할 수 없게 된 지경을

말하거나 싸우기를 좋아하는

악신의 이름인 阿修羅(아수라)가

난장판인 아수라장이 된 것 등이다.

 

덕이 높은 스승 아사리가 많으면

다양하고 깊은 의견들이 개진되고

토론하는 시간도 길어질 것이다.

 

이 모습이 소란스럽고 무질서해 보인 데서

질서 없이 어지러운 현장을 말하게

된 것으로 변했다고 보는 것이다. 

 

-옮긴 글-

댓글알림

'자유로운 이야기'게시판 글

좋은꽃들

2025.02.04

178

0

좋은꽃들

2025.02.04

166

0

좋은꽃들

2025.02.04

178

0

가나안꽃화원

2025.02.04

179

0

가나안꽃화원

2025.02.04

182

0